살기 싫은데 억지로 사는 기분
요즘 제가 그렇네요
한달전쯤에 직장에서 잘리고 난후 계속 기분이 우울해요
오늘 실업급여때문에 잘린 직장에 갔는데 사장님이 차를 손수 타주시면서
새직장은 구했냐고 물어보더라구요
갑자기 친하게 지냈던 사람마냥 이것저것 얘기하고..
자기 대학후배인데 1년도 안되 잘라서 좀 맘에 걸렸나봐요
제자체가 원래 부정적이어서인지 전혀 걱정해주는 말처럼 안들려요
능구렁이 같아서 속으로 무슨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달까..
그러고나서 친구만나고 집에 왔는데 눈물이 막 쏟아지더라구요
필요없다고 해고할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걱정해주는 척..
내가 했던 일 하고 있는 친구랑 나랑 비교되서 또 울고..
죽고싶다는 생각이 확 들어요 이쪽 분야에서 잘해보고 싶었는데..능력이 딸리는 것 같고..
여자라서 한계를 느끼고 내성적인 성격때문에 집안형편때문에 한계를 느끼네요
면접을 봐서 나오라 해도 자신감이 바닥으로 떨어져서
출근할 생각만 하면 두려움에 몸서리 쳐질 정도에요 안좋은 조건도 맘에 안들고 결국 안나갔어요
전직장처럼 성격가지고 뭐라 하면 어떡하나..일을 못하면 어떡하나..또 해고당하게 되면 어떡하나..
그것도 문제지만 도대체 내가 뭘 하고 싶은건지 알 수가 없어요
면접보러 가서 맘이 바꿔 안하겠다고 한게 벌써 몇번째인지..
지방이라서 연봉 1200밖에 안되는 곳이 수두룩하고 내 전공을 살릴만한 곳이 별로 없어요
면접봤더니 이분야회사에서 일할려면 성격이 활달해야 된다고..
내가 내성적이라는걸 한눈에 알아보더라구요
성격 바꾸면 되지 않느냐 쉽게 말들 하지만 타고난 성격자체를 바꾸기는 힘들어요
과거에 있었던 일이랑 현재 집안형편도 저를 괴롭게 하는 이유 중 하나에요
제가 중학교1학년이었던 98년도에 아버지가 다른 사람 보증을 서주었는데 그것 때문에 집이 망했어요
집이랑 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재산 다 털리고 빚쟁이 되서 부모님은 멀리 도망갔구요
저랑 동생은 작은아버지들이 월세 15만원짜리 바깥에 구식 화장실 있는 작은방을 얻어줘서
거기서 1년동안 학교 다니며 살았어요 그 방 현관문도 없고 그냥 한옥집에 있는
한지 붙여만든 그런 문짝으로 드나들었어요 냄새나는 구식 화장실 어찌나 가기 싫었던지..
생활보호대상자 되서 나오는 돈이랑 학교에서 주는 돈 작은아버지들이 주는 돈으로
반찬 사먹고.. 아직도 기억나요 교복입고 슈퍼에 가서 반찬 사는데 슈퍼주인이 의아한 눈빛으로
소풍가냐며..챙피해서 너무 싫었어요 학교 선생님들도 내가 생활보호대상자이고 동생이랑만 산다는거 알고 있었구요 빚 못갚아서 감옥간 아버지 감옥에서 나오고나서부터 부모님이랑 다시 같이 살게됐어요
구식 화장실 딸린 방 두칸짜리 형편없는 집에 살면서
아버지는 일일노동직 하시고 어머니는 식당 다니시며
돈 벌었네요 작은아버지가 부모님을 직원으로 채용해 주면서 그때부터 형편이 조금
나아진 것 같아요 살던곳을 벗어나 다른 지방으로 이사와서 부모님은 직장기숙사 생활하고
동생이랑 저는 월세방에서 살고 그렇게 어찌저찌 살다가 지금까지 왔네요
다행히 학비싼 국립대 가서 졸업은 했지만 학교 다닐때 성격문제와 집안형편때문에 많이 힘들었어요
동기들하고의 사이도 괜히 위축되서 많이 친해질 수가 없었고 공부도 제대로 못했네요
배우고 싶은거 사고 싶은거 많았는데 돈때문에 좌절한게 한두번이 아니에요
친구들앞에서나 면접볼때 상사앞에서나 항상 내 집안형편을 알고 날 무시하면 어쩌나
가진거 없다고 잘난거 없다고 우습게 보고 피할 사람으로 여기면 어쩌나 이런기분 아세요?
부모님은 어려운 형편에 노후준비를 제대로 못했고
내가 그 짐을 다 껴안고 살아야 된다는 압박감에도 시달려요
성격이 너무 내성적이고 여리고 소극적이라
어렸을때부터 친구를 잘 못사겼어요 남이보면 좀 심하다 할 정도로..
그것때문에 힘들었는데 집안형편도 안좋아서 배로 힘들었죠 이젠 한계에 다다른 것 같아요
과거의 그런 상처들이 날 더 위축되게 만들고 내성적인 성격을 더 내성적으로 만들고
우울하게 하고 아직까지 부정적인 여파를 끼치는 것 같아요
20대 사망원인중 절반이 자살자고 여성자살자수도 다른나라에 비해 많다는데
자살하는 그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무 의욕도 안나고 내미래가 부정적으로만 생각되고 자존감은 바닥이네요
이제 스물여섯밖에 안됬는데..죽고 싶어요..그냥 다 놓아버리고 죽고 싶어요
아무런 고통없이 죽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벌써 죽었을지도 몰라요..